韓 중고차 동남아서 사라지는 이유

작성자
kampucheanews
작성일
2018-12-13 00:04
조회
1214
미얀마, 수입 연식 요건 강화 

승용 2016년·상용 2015년 이후 

현지 車 조립공장 활성화 목적 

日 독주 속 韓·中·印 경쟁구도 

아세안 각국 단계별 수입 제한 

신차시장 나날이 커지는 증거

【캄푸치아신문 : 2018년 11월 30일자】 미얀마 정부가 내년부터 승용차는 2016년 이후, 트럭 및 버스 등 상용차는 2015년 이후 생산된 차량만 수입한다고 발표했다. 후발개도국인 미얀마조차 중고차 수입 연식 요건을 강화하면서 아세안에서 한국 중고차의 입지가 급격히 줄고 있다.

미얀마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단계적으로 차량 수입 제한조치를 완화하면서 중고 자동차가 물밀 듯 들어갔다. 이 때문에 최대 도시인 양곤의 교통 혼잡이 크게 심화되자, 미얀마는 2014년부터 다시 단계적으로 제한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특히 2017년부터 오른쪽 핸들 차량을 수입 금지하면서 미얀마 중고차 수출 1위국인 일본이 크게 타격을 받았다. 미얀마가 오른쪽 핸들 차량의 수입을 막자, 우리나라 중고차 업계는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큰 기대를 걸었지만, 수출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5년 전 한국에서 약 6000대를 수입한 미얀마의 올해 한국 중고차 수입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미얀마 정부는 중고차 수입을 억제하는 한편 현지 조립공장을 장려한 결과 현재 양곤 주변에 우리나라 기아차를 포함하여 10여개의 부분조립(SKD)·반조립(CKD) 공장이 가동하고 있다. 지난 4월 현대자동차도 미얀마에 승용차 SKD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최근 미얀마에서 강한 성장세를 보이는 스즈키자동차를 집중 보도했다. 스즈키는 국영기업과 합작으로 1998년 미얀마에 진출했다가 서방의 경제제재에 따른 내수침체를 이기지 못하고 2010년 철수했다. 서방의 제재가 해제되기 시작한 2013년 다시 돌아왔고, 지난 1월 새 조립공장을 완공하면서 스즈키의 현지 신차 생산 능력은 연 5000대에서 1만2000대로 늘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약 1만대에 달하는 미얀마 신차시장에서 스즈키가 54%의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미얀마 자동차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어 도요타 19%, 닛산 5%, 마쓰다 3% 등 일본 브랜드가 81%를 차지하고 포드(미국)가 9%, 나머지 10%를 놓고 인도·중국·태국·한국 브랜드가 경쟁하는 구도다. 올해 미얀마의 신차시장은 작년보다 120% 증가한 1만8000대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얀마 기아차 프로모션 모습. 미얀마 현지 생산 차량은 ‘양곤 등록’을 유독 강조하는데, 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시(市)의 경우 신차라 할지라도 현지에서 생산 차량이 아니라면 등록을 불허할 정도로 교통체증이 심각하다.



▲최근 미얀마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스즈키의 스위프트(Swift)

10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주요 중고차 수출 지역이었던 아세안은 ▲수입자유화 ▲연식 제한 및 신차 내수 생산 촉진 ▲관세 장벽을 이용한 중고차 수입 억제라는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 캄보디아만 1단계이고, 미얀마는 2단계, 필리핀은 2단계와 3단계에 걸쳐있고 베트남과 태국, 라오스는 3단계에 있다. 이 같이 단계가 상승하면서 5년 전만 하더라도 아세안에서 한국 중고차를 유의미하게 수입한 나라는 6개국이었지만 올해는 3개국으로 줄었다. 특히 10년 전 연간 약 1억5000만달러어치의 한국 중고차를 수입한 베트남은 높은 관세 장벽을 통해 중고차 수입을 억제, 올해 한국의 대베트남 중고차 수출은 미미한 수준으로 격감했다. 2017년 기준 연간 24만대에 이를 정도로 신차시장이 커진 베트남의 경우 이미 CKD 차량 판매가 수입 완성차(CBU)를 5배가량 압도하는 수준에 이르렀다.<표 참조>



아세안에서 유일하게 차량 수입에 제한을 두지 않은 캄보디아의 경우 가성비가 높은 승합차와 트럭, 버스 등 상용차는 한국 중고차가, 승용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일본이 장악하고 있다. 캄보디아가 여전히 수입자유화 단계에 머문 것은 자동차 관세 수입 비중이 아직도 커, 세수 손실을 우려한 나머지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는 것이 주된 분석이다. 최근 캄보디아 관세청과 중앙은행 고위 관계자들이 조만간 중고차 연식 제한과 관세 상향 가능성을 거듭 언급하면서 인접한 태국 자동차업계가 주시하고 있다.

아세안에서 중고차 시장이 퇴보하는 것은 신차시장이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글로벌 자동차 판매 집계 전문업체인 포커스투무브(focus2move)에 따르면 2017년 아세안의 신차(수입 및 현지 생산)시장은 약 300만대. 이중 일본 브랜드가 3분의 2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아성을 쌓아 놓고 있다. 최근 아세안 시장의 중요성에 눈을 뜬 한국자동차 업체의 고민이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