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는 갑자기 붕괴한 것이 아니다
작성자
kampucheanews
작성일
2019-03-06 21:39
조회
632
대규모 홍수-관개시스템 기능 마비-흉작-기근 악순환의 결과
도시 회복탄력성에 대한 역사적 경고로 받아들여야

【캄푸치아신문 : 2019년 2월 28일자】“솔로몬왕의 궁전이나 미켈란젤로가 세운 건축물과 견줄 수 있을 정도다. 많은 사원 가운데 하나인 앙코르와트<사진>는 프랑스에 있는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에 뒤지지 않는다. 이 사원은 그리스나 로마나 남긴 그 어떤 건축물보다 더 웅장하다.”(앙리 무오)

크메르왕국(802~1431)의 수도였던 앙코르(Angkor·‘도시’라는 의미)를 깊은 정글에서 발견한 프랑스 식물학자 앙리 무오<사진>는 35세에 라오스에서 열병으로 숨진 지 2년 후 발간된 여행기에서 이렇게 썼다. 앙코르를 발견한 유럽인은 사실 앙리가 아니다. 앙리가 앙코르를 찾으러 캄보디아 에 온 것도 그보다 10년 앞선 1850년 앙코르를 먼저 발견한 찰스 뷰오 신부가 쓴 여행기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다만 글솜씨가 훨씬 더 좋았던 앙리가 쓴 여행기는 유럽에 앙코르를 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전성기였던 12세기, 앙코르는 70만명의 인구를 가진 세계 최대 도시로 알려져 있다. 600여년간 앙코르에 30여개의 기념비적인 건축물이 세워졌는데, 이중 앙코르와트(‘도시 사원’이라는 뜻)가 대표적이다. 프랑스 극동연구원에 따르면 앙코르와트를 건설하는데 하루 7시간씩 2만5000명이 총 35년간 투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진> 앙코르와트 건설 상상도
▲앙코르는 갑자기 붕괴한 것이 아니다=지난 25일 발행된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된 ‘캄보디아 앙코르가 15세기 대단원의 종말을 고한 것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쇠퇴했음을 보여주는 지질학적 증거’에 따르면 앙코르는 약 100년간 점진적으로 쇠퇴를 거듭하다 붕괴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시드니대학교(USO)의 다니엘 페니 부교수(지구과학)가 이끄는 연구팀이 앙코르의 중심 도성인 앙코르톰을 둘러싼 해자에서 뽑아 올린 코어를 분석한 결과, 14세기 초부터 토지 이용도가 감소하기 시작하여 14세기 말에는 더 이상 해자가 관리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다니엘 교수는 “인프라가 제대로 유지되지 않거나 수리되지 않았다는 것은 이미 엘리트층이 앙코르톰에서 떠났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앙코르의 붕괴에 대해 역사학자들은 1431년 아유타야왕국의 침략 때문으로 돌리지만, 이번 연구는 아유타야왕족의 침략의 결과가 아닌 도시 엘리트층의 점진적인 인구 이동에 따른 결과일수도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지금까지 거론된 앙코르가 붕괴한 요인으로는 △전염병 △노예 반란 △힌두교에서 소승불교로의 개종 △지진 등이 있다.
▲메가시티 앙코르는 왜 버려졌나?=앙코르를 버린 까닭에 대한 많은 가설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회복탄력성을 갖지 못한 도시가 극단적인 기후변화를 맞이한 결과라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도시의 회복탄력성은 자연재해나 테러 등의 큰 재난을 겪은 도시가 이전의 상태를 회복할 수 있는 역량을 일컫는다.
지난해 10월 다니엘 부교수는 미하일 프로코펜코 교수와 함께 ‘앙코르의 종말: 기후 변화에 대한 도시 인프라의 체계적 취약성’이라는 제목의 연구 결과를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발표했다.
이 연구는 나이테에서 확인된 14세기 말과 15세기 초에 있었던 극심한 기후변화를 토대로 기후변화가 어떻게 앙코르의 물관리 시스템을 붕괴시켰는지를 컴퓨터 시뮬레이션화한 결과다. 당시 앙코르는 수백 개의 운하와 강, 제방, 해자, 저수지 등으로 구성된 물관리 시스템을 갖춰, 대인구를 충분히 먹여 살릴 식량을 생산하고 있었다.
시뮬레이션 결과 대규모 홍수는 몇 개의 주요 운하와 강에 집중되면서 침식을 유발했고, 실핏줄과 같은 나머지 시스템은 침식과정에서 만들어진 퇴적물에 막히면서 앙코르의 물관리 시스템이 전체적으로 기능을 상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의 순환이 멈춘 논에서 농사짓기가 어려워졌고, 흉작과 기근이 연쇄적으로 발생, 대규모 인구 이동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다니엘·미하일 교수의 연구는 기후변화가 어떻게 고대 도시의 멸망을 가져왔는지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극심한 기상현상뿐 아니라 테러와 같은 잠재적 위협에 노출된 현대 도시가 갖는 회복탄력성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경고하고 있다.
도시 회복탄력성에 대한 역사적 경고로 받아들여야

【캄푸치아신문 : 2019년 2월 28일자】“솔로몬왕의 궁전이나 미켈란젤로가 세운 건축물과 견줄 수 있을 정도다. 많은 사원 가운데 하나인 앙코르와트<사진>는 프랑스에 있는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에 뒤지지 않는다. 이 사원은 그리스나 로마나 남긴 그 어떤 건축물보다 더 웅장하다.”(앙리 무오)

크메르왕국(802~1431)의 수도였던 앙코르(Angkor·‘도시’라는 의미)를 깊은 정글에서 발견한 프랑스 식물학자 앙리 무오<사진>는 35세에 라오스에서 열병으로 숨진 지 2년 후 발간된 여행기에서 이렇게 썼다. 앙코르를 발견한 유럽인은 사실 앙리가 아니다. 앙리가 앙코르를 찾으러 캄보디아 에 온 것도 그보다 10년 앞선 1850년 앙코르를 먼저 발견한 찰스 뷰오 신부가 쓴 여행기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다만 글솜씨가 훨씬 더 좋았던 앙리가 쓴 여행기는 유럽에 앙코르를 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전성기였던 12세기, 앙코르는 70만명의 인구를 가진 세계 최대 도시로 알려져 있다. 600여년간 앙코르에 30여개의 기념비적인 건축물이 세워졌는데, 이중 앙코르와트(‘도시 사원’이라는 뜻)가 대표적이다. 프랑스 극동연구원에 따르면 앙코르와트를 건설하는데 하루 7시간씩 2만5000명이 총 35년간 투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진> 앙코르와트 건설 상상도
▲앙코르는 갑자기 붕괴한 것이 아니다=지난 25일 발행된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된 ‘캄보디아 앙코르가 15세기 대단원의 종말을 고한 것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쇠퇴했음을 보여주는 지질학적 증거’에 따르면 앙코르는 약 100년간 점진적으로 쇠퇴를 거듭하다 붕괴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시드니대학교(USO)의 다니엘 페니 부교수(지구과학)가 이끄는 연구팀이 앙코르의 중심 도성인 앙코르톰을 둘러싼 해자에서 뽑아 올린 코어를 분석한 결과, 14세기 초부터 토지 이용도가 감소하기 시작하여 14세기 말에는 더 이상 해자가 관리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다니엘 교수는 “인프라가 제대로 유지되지 않거나 수리되지 않았다는 것은 이미 엘리트층이 앙코르톰에서 떠났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앙코르의 붕괴에 대해 역사학자들은 1431년 아유타야왕국의 침략 때문으로 돌리지만, 이번 연구는 아유타야왕족의 침략의 결과가 아닌 도시 엘리트층의 점진적인 인구 이동에 따른 결과일수도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지금까지 거론된 앙코르가 붕괴한 요인으로는 △전염병 △노예 반란 △힌두교에서 소승불교로의 개종 △지진 등이 있다.
▲메가시티 앙코르는 왜 버려졌나?=앙코르를 버린 까닭에 대한 많은 가설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회복탄력성을 갖지 못한 도시가 극단적인 기후변화를 맞이한 결과라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도시의 회복탄력성은 자연재해나 테러 등의 큰 재난을 겪은 도시가 이전의 상태를 회복할 수 있는 역량을 일컫는다.
지난해 10월 다니엘 부교수는 미하일 프로코펜코 교수와 함께 ‘앙코르의 종말: 기후 변화에 대한 도시 인프라의 체계적 취약성’이라는 제목의 연구 결과를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발표했다.
이 연구는 나이테에서 확인된 14세기 말과 15세기 초에 있었던 극심한 기후변화를 토대로 기후변화가 어떻게 앙코르의 물관리 시스템을 붕괴시켰는지를 컴퓨터 시뮬레이션화한 결과다. 당시 앙코르는 수백 개의 운하와 강, 제방, 해자, 저수지 등으로 구성된 물관리 시스템을 갖춰, 대인구를 충분히 먹여 살릴 식량을 생산하고 있었다.
시뮬레이션 결과 대규모 홍수는 몇 개의 주요 운하와 강에 집중되면서 침식을 유발했고, 실핏줄과 같은 나머지 시스템은 침식과정에서 만들어진 퇴적물에 막히면서 앙코르의 물관리 시스템이 전체적으로 기능을 상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의 순환이 멈춘 논에서 농사짓기가 어려워졌고, 흉작과 기근이 연쇄적으로 발생, 대규모 인구 이동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다니엘·미하일 교수의 연구는 기후변화가 어떻게 고대 도시의 멸망을 가져왔는지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극심한 기상현상뿐 아니라 테러와 같은 잠재적 위협에 노출된 현대 도시가 갖는 회복탄력성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경고하고 있다.
저작권자ⓒ캄푸치아신문(855-18-999-0002),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