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광객이 앙코르와트 ‘점령’한 배경은?

작성자
kampucheanews
작성일
2019-02-28 01:19
조회
286
실여행경비에 한참 못 미치는 제로달러투어 때문



▲중국인 설모씨가 캄보디아에서 구입한 루비 제품 감정 평가서를 보이고 있다.

【캄푸치아신문 : 2019년 2월 15일자】중국 관광객이 앙코르와트를 점령했다. 앙코르와트를 관람하는 외국인 둘 중 한 명이 중국인일 정도로 비중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캄보디아 정부는 환영했지만 현지인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작년 앙코르와트를 방문한 외국인은 194개국, 259만명으로 전년보다 5% 증가했다. 이중 중국인은 43%에 해당하는 112만명으로, 무려 23% 증가했다. (한편 작년 앙코르와트를 방문한 한국인은 전년대비 25% 감소한 18만4395명으로 집계됐다. 국적별로는 2위지만 현재의 추세라면 올해 미국(16만6974명)에도 밀릴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앙코르와트 입장권 수입은 전년 대비 8.0% 증가한 1억1660만달러를 기록했다. 입장권 가격은 2017년 2월 1일권은 20달러에서 37달러로, 3일권은 40달러에서 62달러로, 1주일권은 60달러에서 72달러로 인상됐다. (인상과 함께 입장권당 2달러를 칸타보파아동병원에 기부하기로 하여 2018년 정부는 동 병원에 총 510만달러를 기부했다.)

제로달러투어=중국인이 크게 증가한 것은 앙코르와트가 “죽기 전에 봐야할 유적지”(트립어드바이저)로 소개되는 등 ‘세계 7대 불가사의’라는 유명세 덕도 있지만 중국의 ‘제로달러투어 관광지’로 급부상한 탓도 크다. ‘제로달러투어’는 우리나라의 ‘마이너스 투어’와 같은 개념으로, 항공료·숙박비·식대 등 기본 여행 경비도 안 되는 가격으로 파는 중국 초저가 여행상품을 뜻한다. 대신 쇼핑 위주의 일정으로 수수료를 챙겨 손실을 메우고 이익을 챙긴다.

앙코르와트가 있는 시엠립시에서 작은 규모의 쇼핑점을 운영하고 있는 중국인 A씨는 19일 앙코르와트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 70%가 2000위안(한화 약 33만원) 내외의 제로달러투어로 온 경우라고 했다. 그는 “현지여행사는 1인당 1400위안 안팎의 손해를 감수하며 중국인 관광객을 받는다”면서 “이 때문에 바가지를 씌우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앙코르와트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주로 구매하는 제품은 라텍스와 주방기구, 실크 제품, 보석, 영지버섯, 약재, 말린 망고와 같은 건조 과일류 등. A.씨는 말린 망고를 빼고 나머지는 거의 모두 중국에서 가져온 것이지만 현지에서 생산한 특산품이라고 속여 팔고 있다고 귀띔했다.

바가지 씌우기에 그치지 않고 사기도 벌어져 논란이 됐다. 지난해 7월 중국신문망(中国新闻网)에 따르면 하이난성에 사는 중국인 설모씨는 앙코르와트를 보러 캄보디아를 방문했을 때 루비 반지·펜던트와 약재를 샀다. 그러나 약 4만6000위안에 산 루비 제품은 중국에서 감정을 받아본 결과 유리 충전물이 포함된 낮은 품질이었으며, 그램당 2위안으로 알고 산 500g의 약재는 뒤늦게 6만8502위안에 샀음을 알았다. 고혈압 치료에 좋다는 말을 듣고 약재를 살 때 영수증을 받았지만 캄보디아어로 쓰여 있어 이해하지 못했다가, 귀국한 후에서야 카드사로부터 청구서를 받고서야 사기를 당한 것을 깨달은 것이다. 루비 제품은 여행사의 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 환불받을 수 있었지만, 약재는 현지 여행사가 추천한 또 다른 자유여행상품 일정에서 샀다는 이유로 설씨는 어떤 도움도 받지 못했다.

아시아의 원성을 사고 있는 제로달러투어=캄보디아를 방문하는 중국인이 가파르게 증가해도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되지 못한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달 2일 보도했다.

SCMP는 시엠립시의 명소인 펍 스트리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선술집인 매드머피 아리리시 펍(Mad Murphy’s Irish Pub)의 주인인 짠니 머피를 인용하여 “중국인 관광객들이 여행사가 짠 일정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아 가게에 오지 않는다”며 “오히려 단골손님이었던 서양인 고객만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캄보디아는 중국의 제로달러투어에 대해 아직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지만 이미 아시아 각국은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시장만 왜곡시킨다며 단속에 나서고 있다.

2015년 10월 중국 헤이룽장성의 중국인 관광객이 홍콩의 한 보석점에서 다른 관광객이 아무것도 사지 않겠다고 버티면서 시작된 말다툼에 끼어들었다가 남성 4명으로부터 구타를 당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사건에 앞서 2013년 제로달러투어를 원칙적으로 금지했음에도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하자 홍콩 당국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태국과 베트남은 이미 제로달러투어에 칼을 빼들었다. 태국은 2016년 8월 말 제로달러투어 관광객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운수회사와 여행사의 계좌를 대거 압류하고, 관광버스 2000여대를 압수했다. 그 결과 2016년 4분기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12% 감소하기도 했다. 베트남은 2017년 3월 15개의 중국인 관광객 전용 쇼핑점을 폐쇄하기도 했다.